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 소속 수도자인 김명순 수녀는 독일에서 간호학과 사회교육학을 전공한 후 1983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장애인복지사업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재가장애인의 재활을 돕기 위해 건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복지관에서 김명순 수녀는 21년이라는 오랜 시간동안 사랑과 나눔의 정신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삶을 나누었으며, 이들에게 적절하고 전문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온갖 열정을 쏟아 왔습니다.

복지관 개관 초창기에 장애인을 위한 재활서비스와 이에 대한 경험적 지식이 국내에서는 거의 없었기에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했습니다. 사회교육부를 비롯하여 상담지도부, 치료교육부, 리포츠센터 등 다양한 분야의 운영을 두루 맡아 온 김명순 수녀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협력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도입하는데 앞장서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을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고의 장애인복지서비스 전문기관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선진국의 앞선 장애인복지서비스에 많은 관심이 있었기에 보이타치료, 수중재활치료, 심리운동, 스노젤렌, 감각통합 등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프로그램들을 도입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외국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매년 세미나를 여는 등 장애인복지 전문요원 교육을 총 78회 개설하여 연인원 12,520명을 교육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장애인복지 서비스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공헌하였습니다.

특히 수도자로서 장애아동과 부모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갖고 있던 김명순 수녀는 개관 초창기 장애아동에 대한 조기특수교육을 시작하여 조기교육 분야의 기초를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아동교육에 부모의 참여와 협력을 촉진시킴으로써 서비스 수급 불균형을 줄이고자 노력했으며, 원거리의 장애아동을 위해 각 지역의 성당과 연계하여 지역별로 조기교육실이 설치되도록 지원하였습니다.

장애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의 가정지도를 돕기 위하여 부모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55권의 부모교육용 교재 발간을 주도했고, 복지관 내에 교구나눔방을 운영하여 장애아동 부모들이 비싼 교구를 사지 않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할 수 있는 길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김명순 수녀는 이현세 씨, 황미나 씨 등 유명 만화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우리 친구 까치", "우리 사이 짱이야" 등 만화교재와 비디오를 제작하여 사회복지기관과 초등학교에 무료로 보급함으로써 장애아동에 대한 비장애아동의 이해를 돕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사회 통합의 중요함을 사회에 알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해 왔습니다.

이렇게 더 좋은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노력은 장애로 인해 좌절하는 이들을 항상 따뜻하게 품어주는 그리스도를 닮은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끊임없는 도전은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창조물이자 보물"이라는 확고한 철학이 밑받침되었기에 힘들지 않았습니다.

오랫동안 사회복지 사도직 활동을 해 온 김명순 수녀의 삶은 하느님의 사랑을 현대적 상황에 맞게 전문적인 실천방법론으로 구체화하는데 하나의 모범이 되며, 사회의 공동선 증진을 위해 가치를 같이 하는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직원들과 동반해 온 파트너십과 리더십은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많은 이들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