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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 몽골 울란바토르 쌘뽈초등학교 - 후원자분들께 드리는 감사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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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작성일17-08-31 16:36 조회8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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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자분들께 드리는 감사편지


이 글라라 수녀


후원자님 안녕하세요?

 

저희는 여러분의 도움으로 열심히 아이들을 잘 키우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지난해 유치원에 입학했던 아이들 중에 형편이 많이 어려웠던 아이들이 학교에 그대로 올라왔습니다. 그 중에 한 아이는 알콜리즘인 어머니와 함께 길거리 잔디밭에서 이불 펴고 집에서 자듯이 편안히 누워 자고 있어서 기겁을 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 안 보내고 길거리로 데리고 다니면 안되겠기에 쫓아다녀서(?) 엄마를 붙잡아 아이를 길거리 술꾼들과 함께 널부러져 자게 하고 제대로 양육을 하지 않으면 아동복지국에 얘기해서 아이를 빼앗아 버리겠다고 겁을 주었더니 그래도 아이의 엄마인지라 겁을 잔뜩 먹고 지금까지 술을 입에도 안대고 일용직이지만 일도 하고 아이도 학교에 꼬박꼬박 잘 나온답니다.

 

또 한 아이는 지난해 유치원에 다닐 때 5시면 아이를 찾아 가야 하는데 이틀 동안 엄마가 오지 않아 학교 청소부 집에서 보호하다가 수소문해서 찾아가니 엄마, 아버지 둘 다 술에 쩔어서 !!!! 우리 막내 집에 왔네히히히 하더라구요. 옆에 같이 있는 남자아이는 저희 학교 2학년에 다니던 아이인데 지금은 가출해서 가끔 집에 온다네요. 자기 아들 본지 오래 되었다고 아들이 너무 속을 썩혀 술을 먹는다나요! 아이가 뭘 보고 배우냐니까 다 그렇게 산다네요.

 

ㅇㅇㅇ 여자 아이도 올해 저희 학교 1학년에 들어왔는데 결석 없이 잘 다녀 주기를 바라는데 잘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며칠 학교에 나오지 않아 가보니 감기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상태라고 하네요. 추위가 시작되고 눈이 오니 어린아이들이 감기에 자주 걸리네요. 벽에 종이상자를 붙여 바람을 겨우 막은 상태이니 영하 30-40도를 오르내리는 기후에 감기에 안걸리고 견디는 것이 신기할 정도 입니다. 얼른 나아서 학교에 와야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 텐데 말입니다.

 

ㅇㅇㅇ 라는 아버지가 술을 많이 마셔 친 엄마도 새 엄마도 집을 나가 버렸답니다. 오빠는 5학년에 이 아이는 유치원에서 저희 학교로 올라온 아이이지요. 아이가 감기에 걸려 열이 많이 나고 불덩이 같아도 집에서 돌봐줄 사람이 없어 결석도 할 수 없는 아이입니다. 콧물이 흘러 코가 다 헐어도 연고하나 발라주는 사람 없어 담임 교사에게 연고를 주어 시간마다 발라주게 하는데도 나아지는 게 없는 것이 약이 필요한 게 아니라 사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거의 부모님들의 올바르지 못한 삶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는 아이들입니다. 어떤 분들은 한국에도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데 꼭 외국에 까지 나가서 이런 일들을 해야 하나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으신데요……. 저희도 200년 전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교육을 받고 다른 세상의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을 나누어 받으며 성장한 나라임을 전 늘 생각합니다. 가끔 몽골 사람들의 게으름과 황당한 상황들을 접할 때 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을 처음 대하던 선교사들도 나와 같은 경험들을 하면서 힘든 상황들을 견디고 지금의 우리가 있게 했겠지……..하면서 그 얼굴도 모르는 옛 선교사들께 용기를 청한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사랑으로 이 아이들을 품는 것 밖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네요. 기도로 함께 하여주세요. 저희 몽골에 있는 선교사들도 후원자 여러분들을 기도 중에 늘 기억합니다.

 

감사합니다. 몽골에서 쎈뽈 초등학교의 파이팅 넘치는 이 난영 글라라 수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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