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성심시녀회 소속 수도자인 최분이 소피아 수녀는 40여 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우리 사회의 가장 그늘진 곳에서 가장 소외받는 사람들을 최우선적으로 선택하여 항상 함께 동반하며 이들의 인간다운 존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습니다.

  1970년대에는 경북 봉화와 부산 오륙도의 나환자 정착촌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집마다 방문을 하며 당시 사회적으로 가장 천대받던 한센병 환우와 그 자녀들을 위하여 헌신했고, 1980년대에는 아무도 돌보지 않던 정신질환자, 중증장애인, 폐질환자 등 수천 명의 행려자들이 수용되어 있던 <대구시립희망원>에서 이들을 인격적으로 존중하며 정성을 다하여 사랑했습니다. 1989년부터는 알코올중독으로 또는 행려자로 거리에서 굶고 병들어 죽어가는 이들을 위해 무료급식소 <대구 요셉의집>을 개설하여 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했습니다. 더 이상 절망할 것도 포기할 것도 없이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던 이들은 최 소피아 수녀의 사랑에 조금씩 변화를 일으켰고 최 소피아 수녀는 이들로부터 거지 왕초 수녀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또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면서도 운영이 어려운 양로원을 기증받아 아무도 돌보지 않는 노인들을 부모님처럼 모셨습니다.  알코올중독에서 쉽사리 헤어나지 못하는 행려자들의 재활을 간절히 소망하던 최 소피아 수녀는 1994년 경북 성주에서 기증받은 임야 3만평을 직접 개간하여 <요셉의집 평화계곡>을 설립했으며, 이 곳에서 이들의 육체적 건강을 회복시키고 이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여 왔습니다. 한편 ‘요셉의집 평화계곡’에서 재활의지를 회복하여 사회복귀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자립공동체와 같은 형태의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여 2003년에는 ‘소보둥지’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늘 앞치마 혹은 밀짚모자에 작업복 차림으로 궂은일을 도맡아 온 최 소피아 수녀는 고통 받는 이들의 상황과 욕구에 응답하기 위해서라면 온갖 악조건에도 구체적이고 능동적인 사회복지 실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가톨릭사회복지의 고유성을 더욱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어 서로 사랑하고 남을 위해 봉사하도록 인도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복음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