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복씨는 성모의 마을이라는 문패 없는 집에서 70명이 넘는 결손가정의 아동과 청소년, 무의탁 노인, 행려자들과 형제요 벗으로 함께 살고 있는 참된 봉사자입니다. 그는 1979년 부산 충무동 새벽시장에서 리어카 짐꾼으로 일하면서 갈 곳 없는 무의탁할머니들을 돕기 시작하였습니다. 1980년부터는 부산 충무동에서 구두닦이를 하였는데 이 때 앵벌이를 하거나 지하도에서 노숙하는 가출청소년들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여 자신의 구두닦이 수입으로 이들을 보호하고 함께 생활해 온 독신자입니다. 비록 수도자는 아니지만 굳건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사심없이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함으로써 부산 서구 아미동 산등성이 500여 평의 공간에 작은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7명의 형제들과 함께 나름대로의 '형제회'를 구성하고 성모의 마을에서 가장 구석자리에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공간을 자신들의 남루한 주거공간으로 삼으면서 모든 것을 그곳에서 생활하는 모든 이들과 똑같이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많은 미신고 또는 비공식 사회복지시설들이 있지만 박창복씨는 그 중에서 가장 진실된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 중의 한 분입니다. 성모의 마을에서 생활하는 70여명의 가족들은 대부분 정부에서 최저생활을 지원하는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가 아니어서 현실적으로 갈 곳이 없는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입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마저 가난하고 갈 곳 없는 이들에게 까다로운 입소조건과 행정절차를 요구하는 현실을 돌아 볼 때 확고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그들을 품어 주는 성모의 마을은 아직도 공식적인 사회복지시설에서 완전히 해결하고 있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신고시설을 운영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신앙에 의지하며 낙천적으로 헤쳐 나감은 물론, 자신은 "더욱 더 작아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또한 "함께 생활하는 이들에 대해 항시 손과 발, 마음이 되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의 모습에서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삶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오롯이 내어 주는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