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수 신부는 1969년 예수회 소속 신학생으로 한국에 입국한 후 빈민사목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 가운데 직접 뛰어들어 그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고 있습니다. 1985년부터는 당시 사회로부터 소외받던 여성장애인들이 하느님과 가깝게 살고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자 모인 공동체의 영성 지도를 맡아 오랫동안 헌신해 왔습니다.

1987년 서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중 88올림픽을 앞두고 일어난 상계동 강제철거를 목격하면서 빈민사목에 보다 직접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연구활동과 토론회 참가 그리고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및 천주교 도시빈민회의 많은 이들과 함께 당시의 철거문제와 도시빈민의 어려운 처지를 사회에 널리 알렸습니다. 도시빈민들의 주거권을 무시하고 침해하는 강제 철거를 막기 위해서는 항의 농성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경제적 사회적 약자의 인간 존엄성과 인권을 옹호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습니다.

1999년부터는 빈민사목을 위한 선교본당을 맡기 위해 대학 교수직을 그만 두고 가난한 이들에게 선교하는데 투신하였습니다. 늦은 퇴근으로 인해 교리시간조차 지키기 어려워 종교생활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일용직 종사자나 맞벌이를 하는 저소득층을 위해 밤 10시에 교리를 하기도 하고, 가톨릭 스카우트와 공부방 운영을 통해 지역의 아이들에게 인성교육 및 보충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의 불안정한 고용과 실업문제를 지역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하여 독립문 평화의 집을 설립하여 생산공동체를 지원하는 등 빈민지역의 한국적인 지역사회공동체 형성을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박문수 신부의 삶은 사제로서의 당연한 소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청빈한 생활을 하며 산동네 좁은 골목길을 가난한 이웃과 나란히 걸어온 삶의 바탕은 진정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의 정신이었으며, 가난한 이들을 억누르고 있는 비복음적인 환경을 바로잡기 위해 쏟은 노력은 우리 사회에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