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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프리카공화국 | [발췌] 중앙아프리카공화국 - 우마이야기 - 배재근 하비에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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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작성일17-09-08 10:07 조회5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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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 이야기
 

배재근 F. 하비에르 신부 

 

저는 중앙아프리카 공화국 수도 방기에 있는 락광과 성당의 보좌로 있는 배재근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입니다. 제가 사는 앞집에 우마라는 5살짜리 꼬마가 있습니다. 어느 날 우마가 저에게 와서 물을 좀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물이 없다고 거짓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한국이라면 물을 쉽게 마실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보통 가정에서는 우물에서 물을 긷지만 그 물을 바로 마실 수가 없고, 사제관에는 수도가 있지만 물이 깨끗하지 못해서 그냥 마실 수 없는 형편입니다. 제가 물이 없다고 하니까 우마는 사제관에 물도 없냐고 했습니다.

사실 물이 있었지만 우마에게 물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사제관에서도 생수를 사서 마시고 있고 그 생수를 주게 되면 수십명의 아이들이 몰려와서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본당에서 구입하는 생수를 보좌신부인 제가 마음대로 줄 수도 없었습니다.  


 저는 낮에 우마에게 물이 없다고 말한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저녁이 되어서 식사를 하려면 낮 동안, 전기가 있을 때 충전을 해두었다가 불을 밝혀서 식사를 해야 합니다. 제가 사는 사제관은 밖에서 식사하는 모습도 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마가 밖에 서 제가 식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반찬 한 두가지로 식사를 마치고 생수를 찾아와서 물을 마셨습니다. 다음날이 되어서 우마는 저를 보자마자 어제 분명히 물이 없다고 해놓고 왜 저녁에 물을 마셨냐고 조금은 화가 섞인 목소리로 저에게 물어보았습 니다.

저는 어제 우마가 제가 식사하는 모습을 다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저는 우마에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물이 없는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있더라고 또 거짓으로 대답을 해버렸습니다. 선교를 하러온 제가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데 5살짜리 꼬마에게 거짓을 말하며 그의 목마름을 채워주지 못하니, 저의 신세가 그 순간 참으로 처량했습니다.           


   제가 편하자고 거짓말을 하는 것은 참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마에게 물을 주려면 사제관에 나오는 수돗물을 통에 며칠 받아 두었다가 깨끗한 물을 떠서 끓여서 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물을 끓여서 저도 마시고 있고 가끔씩 찾아오는 손님에게도 대접을 하고 있습니다. 우마뿐만 아니라 중앙아프리카 어린이들은 제대로 먹지도, 씻지도,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오 늘도 좋으신 하느님께 기도드리며 주님의 도구가 되고자 합니다. 목마른 친구들에게 시원한 물이 될 수 있는 사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면 주님께서 참으로 기뻐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발췌  대구주보 201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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