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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 몽골 종못드 쌘뽈초등학교 - 하느님 절 믿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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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작성일17-08-31 16:27 조회61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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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절 믿으십니까


김 마리아 수녀

 

 

하느님 절 믿으십니까?” “믿고 말고, 네 머리카락 끝에서 발끝까지 모두 믿는다

뭘 보고 요?” “ 네 존재 자체로, 너니까

한 사람이 나를 믿지 못함을 느끼며 서럽고 싫고 힘이든 어느날 성체앞에 앉아 하느님께 불쑥 던진 물음에 하느님께서는 즉시 내게 대답을 주셨다. 나를 온전히 믿어주는 분이 계시는데지금까지의 내 생애 가장 힘든 시기에도 하느님은 나를 100퍼센트 믿어주고 받아들여주는 친구를 주셨다. 그 친구의 내게 대한 믿음이 그 때 나를 살아가게 했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학교에는 두 다리를 제대로 못써서 목발을 양손에 잡고 걷는 아이가 있다. 집에서 그냥 지내다 학교 입학 나이가 지나 작년에 학교에 들어왔으나 한달 정도 다니더니 계속 결석을 한다. 그 어머니를 만났으나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학교를 그만두었고, 올해 9월에 다시 일학년에 들어왔다. 이 아이는 학교에서 종종 말썽을 일으킨다. 목발로 상급생 동급생 할 것없이 마구 때리기도 하고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가 지나가는 차를 세워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교실로 들어오지 않고 버티기도 한다. 더 힘든 것은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거나 손가락을 써서 욕을 하는 것이다

 

 그 아이보다 어린 다른 아이들이 모두 배울까 더 걱정이다. 내 사무실에 들어와서도 마음대로 이것 저것 만지고 말도 전혀 듣지 않는다. 어릴때부터 다리를 못쓰는 장애를 가졌다고 부모들이 제대로 가르치질 않아 아무도 못 말리는 아이처럼 되었다. 어느날 배트민트 채로 다른 아이들과 실강이를 하길래 함께 배트민트를 하자고 한손에 채를 지어주고 칠수 있도록 공을 던져주니 어렵게 어렵게 한번씩 공을 쳤다. 그리고 얼굴에 웃음이 돌았다. 아마도 처음 그렇게 운동을 해보았으리라. 그 후로도 여전히 때를 쓰고 말을 안 듣지만 조금은 내게 마음을 여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자고 꼬셨다. 아직 글을 다 몰라 읽을 수도 없지만 . 도서관이 2층이라 올라가기도 힘든다. 그래서 내가 안아서 데리고 가려고 하니 스스로 올라가겠단다. 그러면서 내려올때는 누가 내려줄거냐고 묻는다. “ 올라갈때보다 내려올때가 더 힘이드나보구나. 내가 안아서 내려주지하며 목발을 쥐고 앞서 올라갔다. 도서관에 올라가서는 좋은 책들이 많다며 좋아한다. 책을 읽어 주면서 너도 몽골자모를 빨리 배워 익혀 좋은 책들을 읽자고 귀에다 속삭여 주었다. 잠시 귀 기울이다 또 딴 짓을 하지만...

 

3학년에 다니는 한 남자아이는 머리속에 이상이 있나보다. 쉽게 화를 내고 머리도 잘 아프다. 그 어머니는 조금 모자라는 사람인데 이 아이도 종종 결석을 하고 학교에 와서도 친구들과 잘 싸우고 그냥 집으로 가버리기도 한다. 점심먹고 모두들 1시간 복습이나 숙제를 하고 가는데 그 아이가 집에 가려고 한다며 반친구들이 내게 알려왔다. 가방을 멘 녀석을 만났다. 왜 집으로 가려고 하는지 물으니 배가 아프단다. 아이의 두 손을 잡고 언제부터 어떻게 아픈지, 조금 참을 수는 없는지 물었다.

 

그런데 또 병원에서 할머니가 기다린단다. 선생님께 말씀드렸냐고 하니 아니라고 해서 함께 선생님께 말씀드리러 가자고 하니 선생님은 식사중이시고 내가 대신 말씀 드릴수 없냔다. 자기는 지금 바쁘게 가야하기 때문에, 그래도 얼른 말씀드리고 가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하니 갑자기 도서관에 갈 수 있냐고 묻는다. 그래서 얼른 도서관 열쇠를 주면서 그러라고 했다. 이 아이도 글을 잘 읽지 못한다. 무사히 오후 자습을 했는데 반 아이 하나가 와서 그 애가 욕을 하며 다른 아이를 때린다고 일러준다. 그 아이를 찾아 안고 고운말을 쓰자고 친구를 돕는 좋은 사람이 되자고 귀에 대고 속삭인다. 화가 눈에 가득하다.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복도를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 오늘 얘기 할땐 안 그런다고 하면서 내일이면 또 여전히 뛰고 소리지르고 욕하고 싸운다.

학교에서 일하는 직원 한 사람은 지난밤에 술을 먹었는지 출근을 하지 않는다. 간신히 전화가 연결되어 30분안으로 들어온다더니 그 뒤론 전화연락도 안되고 퇴근시간이 될 때까지도 나타나질 않는다. 아침에도 계속 술을 먹나보다. 하긴 지난번에는 지금 학교로 들어간다고 하고선 그 다음날 왔으니 이번에는 한 이틀후에나 출근하려는지

 

그냥 매일 매일 일어나는 일들만 보면 언제까지든 조금도 달라지지도 좋아지지도 않을 것 같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늘 쳇바퀴돌듯 그 모습, 그 자리인듯 .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듯 하다. 내가 이곳에서 무얼하고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하느님은 있는 그대로 그들을 믿어주라 하신다. 받아들이라 하신다. 믿을 건덕지가 안 보인다고 투정했더니 지금 눈에 보이는 사건, 행위만을 보지말고, 그들도 내가 믿어주는 이들임을 , 너처럼 존재 자체로 소중하고 소중한 사람들이기에. 그냥 믿어주라 하신다.

 

오늘 마음의 무거운 짐이 내려지는 듯하다. 무엇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그들 곁에서 믿어주는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내 힘으로는 불가능함을 너무도 잘 알기에 주님께 도움의 기도를 올린다. 어머니 성모님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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